할어버지를 잃은 슬픔에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샌 유진은
동이 트자 마자 할아버지의 시신을 햇볕이 잘비치는 곳에 안장했다...
"할아버지~~이제 전 누굴 믿고 살아야해요....?!"
할아버지와 살던 이 외딴섬에서의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배를 타고 낙시를 하던 기억들...작은 오두막을 짓던 기억..논밭을 일구던기억들..
처음 글을 배우던때와 아침마다 할아버지의 가르침대로 하던 호흡법과 운동들...
무인도에서의 생활에 익숙한 유진은 앞으로의 삶에대한 걱정과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반나절이 넘게 할아버지의
무덤에서 보내고...할아버지와의 추억이 가득한 오두막으로 돌아와...
할아버지가 남긴 책들과 공책들을 살펴보았다...
책들은 고서로써 어릴적부터 할아버지께 한문을 배운 유진으로써도
몇글자를 제외하곤 읽기가 쉽지않아 포기.. 할수밖에 없었고
할아버지가 직접 적어놓으신 공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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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공책!!
제 1권
평생을 바쳐 오직 한가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방법에 관한
공부를 하고 정리하여 80살에 이른 지금은 순간 순간 변화하는
타인의 마음을 자유자제로 읽을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책을 세상에 남기며 참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세월이 흘러 누군가가 이 책을 소유하게 된다면 자신의 마음을 맑고 투명하게
가꾸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세상을 위해 바르게 사용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세상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참으로 많은 사상들이 가득찬 곳이다
각자 다른 생활 방식과 서로 다른 부모와 스승의 가르침 속에서 각기다른 생각들을
가지며 살아간다...이런 모든 이들의 마음을 포용할수있는 넓은 마음을 가진자가
이책을 얻어 자신을 가꾸고 남을 위하는 그런 일에 사용되길 .....
타인의 마음을 읽는다는것의 시작은 타인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에
비추어보는것에 있다..
제1권 에는 여러가지 기억해두어야 할 사람들의 본능적인 행동들에
관하여 저술해 놓았다..모든 부분들을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대조 해보는것에서 부터 시작하자..
.........................중략.....................................
첫권엔 기본적인 사람의 행동양식에 관한 내용이 기술되어있다..
요즘으로 따진다면 사람들의 본능적인 행동들을 보고 그사람의 심정을 대략
짐작하는 수준인것으로 보인다...인간의 행동을 통계학같은 학문을로 정리해놓은듯한
느낌을 받았다...처음 해석해놓은 곳을보면 이런 책을 세상에 내놓는것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한듯한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전혀 나와있지 않은점이 날 더 궁굼하게
한다..
또 초보적인 단계라지만 참으로 많은 내용이 기술되어있고 그 노력이
정말 나를 많이 놀라게 했다..어떻게 한 사람이 그많은 행동들에 정의를 내리고 그것을
기본으로 사람들의 심정을 알아낼수있었던 것일까....?
첫권을 해석하고 전부 암기한후 여러 사람들에게 시험해 보았다..
그결과 특정 행동들을 잘 관찰하여 타인의 성향을 대략 짐작할수
있게 되었다.아직 정확히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것은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책의 내용 대로 라면 각권에 나와있는 호흡법과 함께 꾸준이 연습하고 노력하면
정말로 사람의 마음을 읽을수 있을것이라고 한다.....
제 2권....
...........중략.........................................................
두번째 권에는 사람의 생김새에서 알아낼수 있는 타인의 성격에 관하여 기술되어
있다..
처음엔 관상법이란 생각이 들었으나 ..운명을 알아내는 내용이 아닌..
각 개인이 신체의 생김새때문에 느끼거나 반응할수있는 여러가지의 가능성에 관한
내용으로 역시 통계학에 가까운 내용들이였다...
이것들을 다 익히고 나니 보다 정교하고 빠른 시간안에 다른사람의 행동양식과
이때까지의 생각들에 관한 대략적인 성향을 알수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독심법이란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 3권...
제 4권...
......................중략.......................................
제 5권까지를 완전히 익혔고 호흡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3권까지는 인간의 행동 양식과 생김새등을 보고 알아낼수있는
그 사람의 성향에 관한 통계학과 같은 내용들의 정리였다면 ..
4권에서는 기의 흐름을 깨달고 그 기의 흐름을 다스려 다른 사람의 기의 흐름을
읽는 것에 관한 것이였고..이부분 부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수있었다..
자신의 기를 다스리고 남의 기를 느낄수있기 까지는 각 개인마다 틀리겠지만
최소한 5년 이상의 공이 필요하니 말이다..
그리고 5권에서 부터는 타인의 기의 흐름을 읽음으로써 그 기의 흐름으로
알아낼수있는 심경의 변화까지도 어느정도 할수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말을 하고있을때 어떤 사람은 집중하여 관심을 보이고
아주 잘 듣고있는듯 행동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어떤 사람은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지 기의 흐름만으로도 알수있게 된것이다
또는 내가 어떤 내용을 얘기하고 있을때 듣는 사람이 그 내용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그와 내용에 반대하는지도 알수있게된것이다..
16살때부터 읽게된 이책들에 푹빠져 다른일엔 관심도 없던 것이 벌써 7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오늘은 아주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려는 나의 노력은 오늘 아주 이상한 경험을 하면서
더 많은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다...
어머님의 부탁으로 이웃 과부의 밭일을 잠시 도와 주게 되었다..
집안에 남자가 없으니 가서 도와 주라는 부탁이였다..
"혁아 ..?! 이웃집에 혼자 살고있는 정희씨 알지....?!그곳에서
우리 동내몇 사람이 밭일을 도와 주기로 되어있는데 너도 좀 다녀 와야겠다.."
"예 어머님 ....."
책들을 더 보고 호흡법을 더 익히고 싶었던 난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별로 하는일도 없다고 느끼시는 어머님의 부탁을 거절할수도 없었다
"안녕하세요 ..?!"
"아이고..어서와요 이렇게 귀찮게 해서 어져죠...?!"
진심으로 방갑게 맞아주는 것을 기의 흐름으로 알수있었기때문에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뭘요 이웃끼리 도와가며 살아야죠..."
"고마워요...."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도 와서 도와 주고있었지만 나에게 대하는
말들과 느낌이 다른 사람을 대할때보다 더 자상하다는것을
느낄수있었고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몰랐지만 그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말투만으로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느낄수는 없었겠지만..
나에게 그런것은 이제 어렵지 않은 일이였으니......
몇시간을 일하고 하나둘씩 돌아갔고 다른 사람에게보다 나에게 더
자상한 느낌때문에 더 열심히 도와 주게되었고 그런 나를 가끔씩 바라 보던
젊은 과부의 모습에서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기의 흐름을 느꼈고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열심히 일을 도왔다....
"힘들죠.....!? 이제 다 한것 같으니 저희 집에가서 저녁 먹고 가요.."
"아니에요 집에 가서 먹어야죠....."
"이렇게 늦게까지 도와 주셨는데 그럼 않되죠 꼭 저녁 먹고 가요..."
그 말에는 꼭 그렇게 해야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않그래도 힘드실텐데....."
"아니에요 ...젊은 사람을 지금까지 부려먹었으면 맛있는 저녁 대접정도는
해야죠...그리고 혼자 밥먹는것도 이제 지겹던 참인데 같이 먹어주면
오히려 제가 고맙죠...."
마지막 말을 할때는 쓸쓸한 외로움이 듬뿍 느껴져서 더는 사양할수도 없었다..
"그래요 그럼 어서 가요.." 하며 살짝 미소를 짓었다..
그 미소를 보던 과부는 얼굴을 붉히며 아까 느꼈던 그 느낌이 조금더 강해지는것
이였다
"이상하네 이 느낌은 정말 첨 느껴보는걸...?!"
둘은 말없이 걸어 과부의 집으로 갔고 그렇게 걸어가면서도 한껏 풍기는 느낌의
의미가 무엇일까 고민하며 그곁에서 말없이 생각에 잠겨있었다..
과부의 집은 작지만 깔끔했고 방안에서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을 뒤로하고
부엌으로 가는 과부의 뒷 모습을 바라보았다..
작지만 풍만한 몸매에서 느껴지는 기의 흐름은 둘만 있을때 더 찐해졌다는것을 알수있었다.
사람을 좋아할때 느껴지는 그런 기와 비슷하지만 조금더 뜨거운 느낌이고
어찌 보면 화가 났을때와도 조금 비슷하기도 하지만 결코 화가 난것이 아님을
느낄수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고..그런 과부의 뒷모습은 이상한 자극을 주고있었다...
잠시후 방문이 열리며.....
"혁이씨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뭘요 그렇게 자꾸 고맙다고 하시면 제가 오히려 미안해지잖아요...
자주 도와 주지도 못했는데...."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 아참 물 받아 드릴까요...?! 일하시느라
땀 많이 흘리셨을텐데..."
"아니에요 갈아 입을 옷도 없는데..집에 가서 싯죠뭐...."
"예... 그럼 그렇게 하세요.."
이말을 할때 왠지 서운해 하는듯한 느낌을 받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
다시한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