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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23부
최고관리자 0 25,159 2023.01.14 04:17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23부] 두달후....... 6월의 어느 날... 오후 네시... 가게근처.. 원룸이 밀집한 동네의 싸구려 월세방에서 나와 터덜터덜 걷는다. 피곤하고 배가 고프다. 까페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젯밤.. 늦게까지 퍼마신 손님들의 테이블.. 좌석.. 술병을 치우고.. 말라비틀어진 안줏거리가 담긴 접시를 치우고 테이블을 닦는다. 바닥을 쓸고 닦고 하다보니 어느덧 다섯시다. 주방아줌마가 오늘도 밝은 표정으로 출근하고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린다. 알바생이다.. 안나온다... '씨바... 이 기집애....' 사람하나 쓰는게 쉬운일만은 아니다.. 주류가 오고 텅빈 냉장고안이 맥주병으로 가득차기 시작이다. 식자재가 오고 물수건이 온다.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쁘기만 하다. 아까 출근전.. 집에서 좋은 소식이 왔다. 정수기 외판원을 전전하시던 아버지가 영업 몇달만에 판매왕이 되어 두둑히 돈을 버셨다는 거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따뜻해 진다. 하지만.. 잠깐일뿐.... 영원한 죄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나는 다시 암울한 무표정이 되고 만다. 음악소리.. 어떠한 형태의 음악소리만 들어도.. [은영]이와.. 오열하는 [은영]이의 가족들의 모습이 눈앞에서 지워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손님들이 들이닥치기전.. 바텐너머에 앉아 컴퓨터를 한다. 간만에 스타크래프트에 접속이다. 혹시나 했는데... 형이 있다. '훗..........' [tLQKFSHA] : 종필이형.. [marine767] : 너????? 이새끼..이거!!!!....오랜만이다.. [tLQKFSHA] : 졸작준비 안해?? [marine767] : 애들이 알아서 하는거지 머.. [tLQKFSHA] : 애들은 잘있고?? [marine767] : 잘있지... 참.. 너 핸드폰 바꿨지????? [tLQKFSHA] : 응....몇달 넘었지.. [marine767] : 바꿨으면 임마.. 얘길 해줘야지??? 번호 뭐야????? [tLQKFSHA] : 됐어...... [marine767] : 너 서연이 연락처 아냐?? [tLQKFSHA] : 서연이.. 왜?? [marine767] : 은미한테 들었는데.. 걔 너 찾는다는데.. 벌써.. 한참 됐어 임마!!... [tLQKFSHA] : ........... [marine767] : 아님 니가 한번 해보던가.... 컴퓨터 창을 닫고 시작버튼을 눌러 종료버튼을 눌러버린다. [정서연]..... '서연이가 나를 찾는다.....' 지금 어쩌질 못하는 상황이다. 그 미안한 죄책감에.. 전화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여지껏.. 그 얼마나 그리워 했던가... 오래전.. 술에 잔뜩 취해... [서연]이에게 전화를 걸어 [서연]이의 목소리만 듣고 그냥 끊어 버렸다.. 아마.. 그 때... 그 다음날.. [은미]를 만나 내 연락처를 혹시 아냐고 물어봤을 것이다.. 떨리는 손가락이.. 조심스레.. [서연]이의 핸드폰 번호를 누른다. 통화버튼을 누른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서연아..... 미안해.... 목소리 듣고 싶어서.. 그래서 전화했어... 보고싶어... 정말로.... 보고 싶었어....... 그리고.... 미안해...' [딸깍..] 마음속이나마 사랑한다는 말을 못할 정도로.. 지난날의 죄책감이 크다.. 저녁 11시.. 주방아주머니가 퇴근을 하고.. 한적한 까페안.. 두테이블이 남은 이 시간.. 까페의 바텐안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아까 [서연]이의 목소리를 듣고나서인지.. 오늘따라 왠지 더 숙연하기만 하다. [서연]이의 마지막 모습.. 나를 벌레보듯 쳐다보는 그 눈빛과.. 그 외침.. 죽은 [은영]이에게도.. 나를 떠난 [서연]이에게도.. 난 영원한 죄인일 뿐이다. [서연]이가 너무 보고싶다. 미치도록 그립기만 하다... 하지만 이렇듯.. 죽은 [은영]이에 대한 죄책감에 의한 고통과.. 사랑하는 [서연]이와 헤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나를 하늘나라에서 [은영]이가 보고 있다면.. 아주쬐금이라도... 덜 속상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자정이 다되어가는 시간.. 이제.. 남은건..2대2커플 좌석이다. 비교적.. 이쁘장한 기집애 두년과.. 어리버리해 보이는 남자놈 두놈.. 서빙을 하며.. 남자놈들의 말투나 행동을 지켜보니.. 이놈들.. 오늘 이 기집애들 작업하긴 글른것 같다... 담배를 하나 태우고 싶어서 출입문을 열고 계단실로 나와 담배를 물고 불을 붙혔다. 방금전의 2대2커플의 기집애 하나가 느닷없이 ?아나오더니.. 출입문옆에 기댄채.. 나를 째려보고 있다. 어이가 없을 뿐이다. '아니.. 이 손님이 지금 왜 이러지??....' "야...너 이 새끼.. 인생 그따위로 살지마...." "...손님.. 술 많이 취하셨나 보죠??........." "훗.... 너 나 몰라???...." '이크....씨바......' 그러고 보니.. 몇달전..혼자와서 술쳐먹으며 바텐에 기댄채.. 나에게 집요하게 질퍽대더니 결국 나와 하룻밤 섹스를 나눈 기집애였다. 그후로 몇번.. 연락을 피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이도 모르는데.. 그런거까지 알리가 없다. "그냥.. 얌전히 술먹고 가라... 나 너한테 죄지은거 없다.." "뭐????..........씨팔새끼..!!......." "너.. 자꾸 욕하지마라!!!..." "체!!........" 이 기집애를 화난듯...쏘아 보았다.. 담배를 비벼끄고 이 기집애를 슬쩍 밀치고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간판불을 꺼버리고..바텐앞... 병맥주를 몇개 들고와서 푹신한 쇼파위에 혼자 앉는다. 이 기집애가 들어온다. 흐느적 거리는 걸음걸이..피곤한 얼굴.. 아찔한 스커트.. 긴다리.. 자기일행의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린다.. 손에 쥔 병맥주를 꼴깍꼴깍.. 나발을 분다. 기분이 더럽다.... 차라리 이런날이면.. [은영]이를 따라.. 어디론가 가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떠난후..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그게 두렵고 염려가 되어.. 이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 상황이다... [종필]이형도 지금의 내 심정이었을까??? 그래서 그때...나에게 그렇게 말했던 거였을까????? 괴로운듯... 머리칼을 쥐어짠다. 갑자기.. 또다시.. [은영]이 생각이 난다. 차라리... 진짜 [은영]이를 좋아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비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안해... 은영아..... 정말 미안해.....' "후우....................." 길게 한숨을 내쉬고.. 힘없이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곳.. 큐비클칸막이 두군데에 각각 남자와 여자의 심볼마크만 있고 세면대와 소변기가 있다. 여유자금이 생기면.. 이놈의 화장실부터 뜯어고치고 싶기만 하다. 벽타일에 대가리를 대고 소변기 아래를 내려다 본다. 쪼그라든 쥐좃만한 좃대가리가 튀어나온다. 누런.. 오줌줄기가 몸에서 빠져나온다. "후우........ 씨발......." 그때였다.. 문이 열리고 왠 기집애 하나가 들어온다.. 아까.. 나에게 욕을 했던 기집애의 옆에 앉은 일행이다... 뻔히.. 내가 소변기에 오줌을 누고 있다는걸 알면서도..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철문을 쾅... 닫아버린다. 양변기가 있는 큐비클 문짝을 열고 들어갈줄 알았는데.. 들어가지 않고 화장실 출입문에 기대어 흐느적 거리는 미친년!!!!!!!!!! '씨바.. 이것들이 진짜...!!....' 분명히 꼴에 친구랍시고... 나에게 따지러 온듯 하다.. "후우.... 저기여.... 딸꾹!!...." "저.. 왠만하면.. 볼일 보고.. 나가서 얘기 하죠???...." "아니에여.... 지금 얘기 할꺼에요..." "후우..........." 오줌줄기가 줄어들고 마지막 한방울... 니미럴.. 저 미친년의 부담스러운 시선때문에..도무지..멋진 마무리의 꼬츄털기를 못하고 있다. 그냥.. 좃대가리를 집어넣고.. 지퍼를 올렸다. '아....씨바... 찝찝해....저이..씨발년..저거....후우....' 세면대의 물을 틀고.. 신경질적으로 입을 열었다. "할말 있음...말씀하세요...." "후우.....사실은여... 아까부터.. 계속.. 그쪽 분.. 봤는데요....." "............." "솔직하게 말씀드릴께여... 저 그쪽분.. 맘에 들거든요???...." '잉????????????????.......' "혹시.. 장난하는 거 아니에요???...." "저..장난 아닌데요....??......연락처좀.. 가르쳐 주세요..." 술에취해.. 흐느적거리는.. 미친년.. 자기 일행 기집년과 나 사이의 문제를 걸고 넘어갈 줄 알았는데.. 이것들.. 서로 그런일을 아직 모르고 있는듯 하다.. "연락처는 이따가 가르쳐 드릴께요.. 일행분들 다 가고나면..." "흐음..... 그럼.. 제가 쟤네들 다보내고.. 다시 와도 돼여???....." "그렇게 하세요.. 대신 오래는 못기다립니다..." "흐음.....네...." 까페의 홀로 나왔다. 잠시후.. 화장실에서 나에게 대쉬를 했던 기집년이 자기 일행들의 자리로 간다. 이윽고 파장분위기다.. 남자녀석들 두놈의 얼굴표정이 잔뜩 상기되어 있다. '불쌍한 저 병신들....' 남자녀석중 한놈이 계산을 하고.. 이것들이 죄다 빠져나간다. 가게의 문을 닫아 버린다. 아예 출입문을 잠궈 버렸다. 혼자 술을 마신다. 따서 몇잔 마시지 않은 손님들이 남기고 간 기레빠시 양주... 언더락스잔에 얼음몇개를 띄우고 가득.. 붓는다. 주방아줌마가 썰어놓은 오이조각과 초고추장을 준비한다... 하루하루.. 술에 취하지 않으면.. 도무지 잠을 이룰수가 없다. 오늘은 그냥..가게에서... 넓직한 쇼파위에 뻗어 자야 할꺼 같다. 이윽고..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이윽고 유리문 밖.. 아까의 그 기집년의 형체가 보인다. 강화유리문을 두드린다. 열지 않는다... [쾅쾅쾅.....] "흐음....저기여...." "............." '젠장.. 가게 홀의 불을 꺼버리지 않았군......' [쾅쾅쾅.....] "저기여.........." "후우.........." 집요하다... 저 기집애.. 이쯤했으면.. 그냥 갈줄 알았는데.. 내가 자기 목소리를 행여 못듣고 있다고 아는건지.. 더욱더 세게 문을 두드려 댄다. 터덜터덜... 가게 출입문으로 걸어간다. "저.... 죄송해요.. 그냥 가주세요..." "잠깐이여..... 네???......" 출입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쏟아져 들어오듯.. 다가와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 기집애.. 잔뜩 술이 취해 있다. 잠시 망설인다.... 다시 문을 잠근다. 이번에는 바깥쪽 방화문까지 잠궈 버린다.. 테이블위.. 언더락스잔.. 넓직한 쇼파.. 내옆에 바짝 앉아 나에게 기대어 있는 이름모를 기집애.. 이 기집애의 손길이... 내 허벅지를 타고.. 슬쩍 좃대가리를 스친다.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한다. 나의 더러운 욕정이.. 이 좃같은 성욕때문에... [은영]이가 죽어버린걸지도 모른다.. 단순히.. 기집년을 잘 후린다는 [종필]이형... 그게 그렇게 부러웠고.. 그게 그렇게 자격지심이고 열등감이었는지.... "흑흑................" 눈물이 흐른다.. 그냥..힘없이 내옆에 기댄... 미친년의 반대쪽으로 누워 버렸다. "은영아... 정말 미안해...흑흑흑........" 내가 옆으로 누워 울자... 이 미친년이 따라 울며... 내 위로 오른다. 번들거리는 눈물... 이 미친년이 내얼굴을 감싸더니.. 눈물을 따라 흘리며 나에게 키스를 한다...!!!!!! 눈을 감는다. 언젠가 함께 보았던 [은영]이 학부의 그 뚱땡이 교수... 그 뚱땡이 교수와 나란히 서있는 빨간 원피스의 얼굴... [은영]이다.. 둘이 나란히 인사를 한다. 청중의 박수소리가 우렁차다.. 이윽고 빨간 원피스를 입은 [은영]이가 피아노 앞에 앉는다. 뚱땡이 교수가 마이크 앞에 선다. [은영]이의 신들린듯한 손가락들이 피아노의 건반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흑흑흑..........은영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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