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를 데리고 방으로 올라왔다. 은하는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렸다.
"뭐해, 여기 앉아"
"응, 그래, 남자방이 너무 깨끗한거 아니니?"
"뭘, 몇일 집에서 다녔더니 먼지가 많은거 같은데"
"너, 대게 깔끔한가 보구나, 호호"
"잠깐 기다려 커피마실래?"
"응, 있으면 한잔만 줘"
나는 주방으로 가서 커피를 탔다. 그리고 커피를 들고 은하와 마주보고 앉았다.
"그런데, 이시간에 무슨일로 나를 만나러 온거야?"
"응? 아니 그냥....."
은하는 말을 흐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이 여성스럽게 느껴졌다.
"너 나 좋아하냐?"
"뭐? 아........니......."
"그래? 하하하 난 또 네가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온지알고 괜히 좋아했잖아 하하하"
나도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서 과장된 말과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은하도 고개만을 숙이고 있었다.
"나.... 사실은 너 좋아해"
갑자기 커피를 마시던 은하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렇게 말하는 은하를 쳐다보고 있었다.
"고맙다"
내 말에 은하는 고개를 들어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도 이 순간에 고맙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걸 느꼈다.
"별로 잘난것도 없고, 잘하는것도 없는 나같은 남자를 좋아해줘서......"
"너 남학생들에게 인기 많잖아"
"난 너가 좋아, 다른 남학생들은 필요없어"
은하는 부끄러워 하면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이성간의 느낌을 받고 있었다.
"내가 왜 좋은데?"
"아마 그것을 말할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껄, 모든 대답이 그냥좋다는 말이나 모든것이 좋다 라는 표현밖에 없을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는 은하가 신기했다. 나보다 한참 어른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 이성간의 감정은 생소한 것이지만, 은하에게는
그렇게 낯설고 생소한 것들이 아닌것 같았다. 나름데로 생각을 꽤 해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문득 여자가 남자보다 정신연령이 높다는 말이 생각났다.
확실히 그 말에 대한 대답이 되고 있기도 했다.
"나, 한번도 이성간에 감정을 가져본적이 없어, 호기심에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해보고 책도 보고 했지만, 누군가에게 이성에 감정을
느껴본적은 없어. 그래서 서툴거야. 너만 괜찮다면 너랑 사귀고 싶은 생각도 있어, 어떻게 생각해?"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금방 후회를 했다. 그녀가 아무리 성숙하다고 하지만 나와 똑 같은 18살의 여학생일 뿐일건데 이렇게 묻는것은
무엇인가 잘못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은하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탁자위에 커피잔을 만지고 있는 은하의 손을 잡았다. 짜릿한 전율이 몸에 흘렀다. 가끔 학교에서 장난치면서 손을 잡았던적도 있었던것 같은데
이것은 그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모든것이 달라보이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러지 않을려고 해도 자꾸 그런 느낌을 떨칠수가 없었다.
그리고 점점 은하의 입술이 커다랗게 확대되어 보이기 시작했다.나는 은하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은하는 움찔 하더니 눈을 꼭 감았다.
아니 꽉 감았다는 표현이 맞을듯싶다. 눈주위의 살들이 주름을 만들정도로 꽉 감고 있었다. 나 역시도 무척 떨고 있었다. 나의 떨림이 은하에게
전해질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창피했지만 내 스스로 제어 할수 있는것은 아니였다. 은하역시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둘다 무척
서툴렀다. 이윽고 우리의 입술은 서로 맞붙어 있었다. 모든 사고가 정지하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할수가 없었다, 움직임도 멈추었다.
단지 향기만이 가득했다. 그것이 어디서 나는 향기인지 어떤 향기인지는 나는 중요하지 않았다. 문득 내 손을 누가 잡는다는 생각에 나는 정신이 돌아왔다.
나는 그때서야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은하를 누르고 내손은 은하의 가슴을 잡고 있었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은하는 안타까운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수혁아, 호기심만으로는 안돼, 미안해, 나중에 수혁이가 나를 사랑하게 되면 그때는 모두 줄께, 지금은 안돼"
나는 너무도 창피했다. 그래 사랑인것이었다. 이런 관계를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것이었다. 문득 나에게도 엄마의 피가 흐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욕정에 취해서 은하에게 행동을 했던 것이었다. 비릿한 기분을 느꼈다.
"미안해, 나도 모르게 그만 다시는 이러지 않을께"
그 순간 나는 정말이지 어디에 숨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나 이만 갈께"
은하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대로 보내는것이 어색했지만 그렇다고 잡을 다른 이유가 없었다.
"그래, 가자 내가 데려다 줄께"
그러자 은하는 나를 보면서 살짝 웃었다. 나는 그녀의 웃음의 의미를 찾을려고 했지만 그때의 나는 정확히 알수 없었다. 단순히 기분좋은 웃음이라는것 정도만
알수 있었다. 은하의 집으로 향해가면서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집앞에 도착해서 그녀는 나에게 다시한번 환하게 웃으면 손을 흔들어주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묘한 감정에 젖어서 나는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새벽녁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일어나자 10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나는 대충 샤워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아빠가 오신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집으로 가고 있었다.
하지만 집에 도착했지만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마땅히 갈곳도 없고 해서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가자 고모가 와 있었다.
"어, 고모 언제 왔어?"
"응, 조금전에 어디서 오는거야? 방학안했어?"
"응, 몇일전에 했어"
고모는 엄마와 동창이었다. 고모소개로 아빠와 만나서 엄마는 결혼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엄마는 무슨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었는지 얼굴이 침울해 보였다. 하지만 내 관심밖의 일이었다.
"그럼, 얘기해 난 올라갈께"
"그래"
그리고 나는 내 방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잠시후에 고모가 올라오셨다.
"수혁아, 뭐하니?"
"응, 그냥 왜?"
"고모랑 얘기좀 할까?"
"그래, 무슨 얘긴데?"
"어디서 부터 말을꺼내야 할지 모르겠는데, 니 엄마얘기야"
나는 얼굴이 심하게 떨려왔다. 그리고 수치도 모르는 엄마라는 여자가 정말이지 한심스러웠다.
"고모, 나 듣고 싶은얘기 없어. 그리고 나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이제 없어, 고모도 내 앞에서 그여자 얘기는 하지마 부탁이야"
"수혁아. 그러지말고 고모 얘기좀 들어봐 응?"
"무슨 얘기를 들으라는거야?"
"실수였데, 수혁아, 그리고 협박을 받았고. 생각을 해봐 너도 엄마입장에서 한번 생각을 해 보란 말야"
"고모는 몰라"
"뭘 모른다는거야?"
"고모, 그여자는 당하고 있는 여자가 아니야. 자기가 좋아서 즐겼다고. 그게 무슨 당한거야 그런 상스런 말을 하면서 남자위에 스스로 올라가서
창녀처럼 그런 행위를 하는것이 당하는 여자가 하는 행동인가? 그만두자 고모. 내 입이 더러워 질려고 그런다."
고모는 말을 못하고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혹시 고모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테이프에는 고모의 모습은 없었다.
"고모, 혹시 비디오 봤어?"
"무슨 비디오?"
고모는 그렇게 물었다. 그걸로 봐서는 고모는 없었던것이 확실하다는걸 느꼈다.
"아니야, 그런게 있어"
"수혁아, 내가 너희엄마는 잘 알아, 절대로 그런여자 아니야, 고모말 못믿어?"
"비디오라도 촬영해서 보여줄껄 잘못한거 같군, 아니 고모 저여자한테 비디오 보여달래서 한번 봐바"
"수혁아."
"아무말도 하지말고. 비디오한번 봐바 그리고 다시 얘기해"
그리고 나는 침대에 누워서 이불을 머리까지 덮었다. 고모는 잠시동안 그렇게 있던니 내방을 나가는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후에 고모와 엄마라고 불리는 여자가 함께 올라왔다.
"수혁아 일어나봐, 고모랑 얘기좀 하게"
나는 가만히 이불을 들추고 일어났다. 엄마도 들어와 있었다.
"누가 당신보고 이방에 들어오라고 했어요?"
나는 신경질적으로 그렇게 말했다.
"진정해 수혁아, 고모가 들어가자고 그랬어"
"고모"
"수혁아, 엄마가 불쌍하지도 않니? 엄마가 무슨 힘이 있었겠니? 그런 상황이 되어서 뭘 어떻게 할수 있었겠냐구?"
"자신의 치부가 남편과 자식에게 알려지는것을 받아들일수 있었겠니?"
"너희 엄마가 너와 오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것 아니니?"
"고모, 한가지만 물어볼께, 그런곳에 왜 간거야?"
"뭐?"
"호스트빠라며? 그곳을 왜 간거냐구? 즐길려고 간거아닌가?"
"수혁아"
"말해봐, 더이상 못할 말이 뭐 있는데?"
"수혁아, 그것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데, 남들이 가니깐"
"호기심? 호기심으로 다른 남자들을 만나? 그것도 정상적인 관계가 아닌 즐기기 위해서? 고모도 그래?"
고모는 당황하고 있었다. 뭐라고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는것 같았다.
"수혁아, 호기심은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거야, 너는 호기심 없니?"
"아니 있어, 하지만 호기심이 있다고 모두 확인해야되나? 우리 담임선생님이 무슨 팬티를 입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궁금하고 선생님은 섹스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 그것을 모두 확인해봐야 하는거야? 그리고 지금 고모는 고모부랑 섹스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 모두 확인해야 하는거냐구?"
"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저 여자는 자신의 행동에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
"내가 틀린거 있으면 말해봐"
엄마는 바닥에 주저앉아 내가 하는 말을 멍한 얼굴로 쳐다만 보고 있었다.
"수혁아. 물론 너 말이 맞아, 그런데 한번의 실수로 너무도 댓가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니? 니 엄마는 그놈들에게 당하고 이제는 가정까지 잃게 됐는데
너무도 가혹한거 아니냐구?"
"고모, 그것은 저여자가 그놈들에게 받아야 할 것들이야. 내가 줄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어. 아니 있다. 고통,"
"고모, 나는 아빠가 저 여자에게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아빠가 불쌍해, 어쩌다가 저런 여자를 만나서 하지만 아빠에게 이런 고통을 주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저 여자는 아빠의 과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여자야, 고모도 생각해봐. 아빠가 언제 가정에 소홀히 한적 있어?"
나는 미친듯이 소리치고 있었다. 고모도 더이상 나에게 무슨말이 통하지 않을거라는걸 느낀것 같았다. 그리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엄마를 쳐다보았다.
"아빠가 준 생활비 통장 주세요. 당신이 가지고 있는거 옳지 않아요. 어떤 놈들에게 줘버릴지 모르니까 제 가지고 있을께요"
"수혁아"
고모는 나를 잔인하다는듯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스스로 내가 잔인하다는걸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더욱 수치스럽게 하지 못하는걸 나는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 엄마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몇개의 통장과 도장 그리고 현금카드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방에서 나갔다. 나는 코끝이 찡해졌다. 나는 눈물이 나올려는걸 고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너,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니? 네가 그렇게 잔인한 애인지 몰랐다.그래도 너를 낳아준 엄마야, 그렇게 못을 박아야겠니?"
"나중에 얘기해 고모"
"못된놈 너는 나중에 실수안할거 같니? 어떻게 그렇게 매몰차게 엄마에게 할수 있니?"
"그만하라구"
고모는 나를 한번더 째려보더니 내 방에서 나갔다. 답답했다. 그리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처음이었다.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본후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것이었다. 다시는 엄마를 찾을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한동안 그렇게 울었다.
하지만 엄마와 그 남자의 정사장면이 내 머리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불가항력이라는말로 설명하기에는 그날 엄마가 보여준 모습은 그런 생각을
내 머리에서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그것은 어쩔수 없어서 한 행동들이 아니었다. 자신의 사랑하는 남편과 비슷하는 그 어린남자에게 서슴치않고
남편보다 좋다고 말하는 여자가 어떻게 어쩔수 없이 하는행동이란 말인가?나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통장과 도장을 들고 아랫층으로 내려왔다.
엄마는 방에서 고모와 있었다. 엄마는 화장대위에 놓여있던 가족사진을 끌어안고 울고 있었다.
"어떻게 남편보다 더 좋다고 엉덩이를 흔들던 여자가 어쩔수 없이 당했다는 말을 하는거야?"
그리고 들고 있던 통장과 도장을 엄마에게 집어 던졌다. 통장과 도장은 엄마의 머리를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그게 그렇게 좋아? 좋아 그럼 내가 해줄께 이리와"
그리고 옆에 고모가 있었지만 나는 엄마를 끌어다 침대에 밀치고 엄마의 옷을 찢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둘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엄마는 아무말도 없이 침대에 그렇게 엎드려 있었고. 나는 그런 엄마를 붙잡고 흐느껴울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고모도 울고 있었다.
"그래, 엄마가 미친년이야. 용서해 달라는 말 안할께, 미안해 수혁아 앙엉엉엉 흑흑흑"
"그럴수는 없는거야, 어떻게 엄마를 그렇게 사랑하는 아빠에게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데? 응?흑흑흑"
나는 그후로 처음으로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다. 나는 그순간 두려워 하고 있었던것 같았다. 우리 가정이 이렇게 깨지는구나 하는 두려움.
그것은 나 역시 원하는것이 아니였다. 나는 엄마에게 고통을 주고 싶었다. 엄마의 잘못에 돌을 던지고 싶었던 것이다.
"아빠에게 얘기하지마, 아빠에게 지옥을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아. 나 혼자만으로 충분해 하지만 다시는 그러지마 그럼 그때는 내가 엄마를 죽일지도 몰라"
그리고 나는 방에서 나와 내방으로 올라갔다.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워 한참을 울었다. 이제 엄마는 다시는 내 자랑거리가 아니고 사랑할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나에게 또 다른 지옥이었다. 그렇게 엎드려 울고 있는데 누군가 방에 들어왔다. 그리고 나의 등을 어루만졌다.
매우 익숙한 손길이었다.
"수혁아. 미안해, 잘못했어, 다시는 다시는 그런 모습 보이지 않을께, 아빠와 너에게 속죄하는 기분으로 살께 용서해달라는 말은 안할께"
그날 저녁에 아빠가 돌아오셨다. 최대한 표시나지 않게 아빠와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들어오겠다고 말하자 아빠는 그럼그렇치 하시면서
웃으셨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몇일후에 은하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응, 나 은하야"
"어, 그래 어디야?"
"응, 집이야 넌 어딘데?"
"나 방콕"
"뭐?"
"하하하 방에 콕 하고 있다구"
"어머, 언제시대 유머를? 나 지금 무지 춥다 호호호"
"그런가? 내가 조금 노쇠하잖아 하하하"
"지금 뭐하니?"
"그냥 있어 왜?"
"그럼 오늘 영화보러 갈까?"
"영화? 뭐 재미있는거 하냐?"
"바보, 싫으면 말구"
"아, 아니야 어디서 만날까?"
"압구정도 현대백화점 앞에서 만나자"
"그래, 몇시까지?"
"12시에 늦지않게 나와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나는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엄마가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엄마를 예전처럼 대할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마음은 쉽게 되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예전처럼 대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면서 엄마는 고마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도 점점 예전 모습을
찾아가는듯 보였다.
"엄마, 나 용돈좀 줘"
"응, 어디갈려구?"
그러면서 엄마는 10만원짜리 수표를 주었다. 고등학생에게 주는 용돈으로는 조금 많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처음으로 용돈을 달라고 하는거라
엄마는 기분이 좋은지 그렇게 주었다. 나는 아무말 없이 수표를 받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수표를 쓰는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냥 만원짜리로 줘, 이걸 어떻게 사용해"
"지금 얼마 없는데, 어디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압구정동에서 만날거야"
"그럼 엄마가 약속이간에 맞춰서 데려다 줄께나가는 길에 은행에서 바꿔주면 되잖아"
"그러든지"
그리고 나는 돌아서 다시 이층으로 올라왔다.
"수혁아"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나는 돌아서 엄마를 쳐다보았다.
"고마워, 정말"
그러면서 다시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
"그 얘기 그만해 잊을려고 노력중이니까. 엄마도 잊도록 해봐, 어쩔수 없잖아"
나는 다시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방에 올라가서 기타를 집어 들었다, 기타를 팅겨보았다. 여전히 우울함은 가시지 않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엄마를 사랑하고 있었다, 조금전에 엄마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기억은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약속시간이 다되서 나는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엄마도 외출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엄마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엄마의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갔다. 어느덧 차는 백화점 앞에 도착을 했다. 그곳에 은하는 먼저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차에서 내리는걸 보고 은하가 손을 흔들었다. 엄마는 은하를 쳐다보는지 한동안 그렇게 보고 있었다.
"은하야, 우리 엄마야 가서 인사해"
그러자 은하는 엄마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조은하예요. 학교친구예요."
"그래, 이쁘게 생겼구나, 재밌게 놀다가 들어가거라. 언제 집에 놀러와라"
엄마는 상냥한 목소리로 그렇게 인사를 받았다. 그리고 잠시후에 엄마는 돌아갔다.
"점심 아직 안먹었지? 우리 밥먹자"
은하는 배가 고픈지 그렇게 말했다.
"그래, 뭐 먹을까?"
"나 스파게티 먹고 싶어"
"그래, 가자"
그리고 우리는 피자헛으로 갔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이라서 그런지 먹을만 했다.
"멋있다, 그지?"
"응, 먹을만 하네"
"넌 말하는게 너무 노인네 같애, 호호호"
"뭐가?"
"몰라,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 한참 어른하고 얘기하는것 같거든 호호호"
"그래? 그럼 앞으로 오빠라고 불러 흠흠"
내가 그렇게 말하자 은하는 재미 있는지 막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 상큼했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러 갔다. 하지만 영화보다는
은하와 함께 있는것이 더 즐거웠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나왔다. 그리고 한참을 걸었다. 한동안 걸었지만 우리는 힘든지 몰랐다.
마냥 둘이 함께 있는것이 즐겁기만 했다. 우리는 6시쯤에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정원에 서 있었다.
"이제 오니? 재미 있었어?"
"응, 뭐하는거야?"
"그냥. 우리아들 여자친구 이쁘던데 이제 다컸네 여자친구도 생기구 호호"
"우리는 그냥 순수한 친구야"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나는 문득 내가 말을 실수 한것 같았다. 엄마를 돌아보자 엄마는 슬픈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그냥 친구사이라는 말을 한거야"
"그래, 알아, 엄마 괜찮아 들어가자 배고프지 밥차려줄께"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내 어깨를 감싸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후에 아빠도 들어오셨고, 우리는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나는 이층으로 올라가서 공부를 했다.
문득 시계를 보자 12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나는 물이 마시고 싶어서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은 불이 모두 꺼져 있었다.
그런데 창가에 누가 서 있는게 보였다. 엄마였다. 그런데 엄마의 손에는 술잔이 들려 있었다, 많이 힘들어 하는것 같았다. 나는 가만히 다가가서
엄마를 뒤에서 안아주었다. 오랜만에 안아보는 엄마였다. 엄마는 흠칫 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