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즈음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코로나 전이지요.
우리회사 지하 1층에는 서고 겸 물건 쌓아두는 창고가 있습니다.
창고의 위치는 회사 복도 끝에 돌아돌아 있어서 거기에 그런 창고가 있는지도 잘 모르고, 설사 안다해도 약간 컴컴한 장소라 사람들이 잘 드나드는 곳이 아닌 장소 입이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아지트를 만드려고 창고 출입문에서 최대한 안보이는 안쪽에 박스를 쌓아두고 자리를 깔아 편안히 누울 장소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신날은 점심을 일찍 먹고 나만의 회복실 (?)로 들어가 잠깐 눈을 붙이곤 하였습니다.
그날도 전날 과음으로 인한 회복을 위하여 일찍 점심을 먹고 숨어 들어 잠시 눈을 붙이려는데,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사람들도 살며시 문을 여는게 안에 누가 있나 확인하는 눈치였습니다. 나도 순간 몸을 반쯤 일으키고 누구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 야 여기 좋지 안니? ”
“ 이런데도 있었네. ”
목소리를 들어보니 내가 아는 김여사님과 이여사님 이었습니다. 커피를 들고 들어왔는지 홀짝이는 소리는 들립니다.
“ 아~~ 백두산 또 가고 싶다. 젊은 애들이 해주는 마사지 받고 싶다. ”
“ 그만해 이것아. 창피해 죽겠구만. ”
“ 뭐가 창피해 난 좋기만 하구만ㅋㅋ. ”
난 그들이 한 6개월 전쯤인가 세명이서 중국쪽으로 백두산 여행간다는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그런데 뭐가 창피하지? 난 그들이 하는 얘기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잠은 이미 멀리 떠나가고 귀만 쫑긋 세워졌을 뿐입니다.
“ 샤워하는데 총각들이 씻겨줄 줄이야 넌 생각이나 했겠니? ”
“ 그만해 이것아. 생각만해도 창피해 죽겠구만. ”
“ 그런데 걔는 왜 뛰쳐 도망갔대? ”
“ 창피하니깐 도망갔겠지. 그런데 난 몸이 얼어서 꼼짝도 못하겠고, 소리치지도 못했잔아. 너도 그랬니? ”
“ 나도 처음엔 이 상황이 뭐지 하고 정신이 나갔는데, 막상 씻겨주니 온몸에 전기가 온것같이 좋기만 하덴데, 너는 어떠니? ”
“ 사실 창피 하기는 했는데 좋기는 좋더라ㅋ. ”
숨어서 듣는 내가 더 꼴릿 합니다. 이제 온 신경이 그쪽으로 쏠려있고, 자칫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그들에게 들려 다음 대화를 막을까 봐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 마사지는 얼마나 시원하고 좋았는지 몰라. 남자가 해주는거 처음이었잔아, 그것도 젊디 젊은 애들이 ”
“ 좋기는 좋더라 시원하고... ”
“아랫도리 만져줄 때 죽는 줄 알았잔아. 소리 나오는거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야. 너도 했니? 처음엔 손인줄 알았는데 어는 순간 부터 그걸로 부비댔잔아. 갑자기 쑥 들어오는데 별이 팍 보이더라구"
“ 그만해 창피해 죽겠구만. ”
“ 젊은애가 팍팍 해주는데 난 죽는 줄 알았어. 진짜 죽는 줄 알았다니까? 숨넘어 가대. ”
“ 좋긴 좋더라ㅋ. ”
“ 너도 했구나? 아이고 내숭은... 그러면서 창피하기는 뭘 창피해? 걔도 이런맛 알면 햇을텐데 바보같이 도망가서.. ”
“ 그만해...창피하잔아. ”
“ 아 언제 중국 또 가보나. 부지런히 돈 모아서 우리 또 가보자 ”
난 이때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 그들이 어떤 얼굴일까? 장난기가 들었습니다. 일어나 볼까? 하지만 결국 자리에서 안 일어나고 비밀을 지켜 주었습니다. 지금도 스쳐 지나가면 빙그레 웃음이 나옵니다.
“ 과장님 무슨 좋은일 있나봐요? ”
“ 아 예 좋은 일이야 늘 있지요. ㅎㅎ ”
여자도 남자처럼 똑같은가 봅니다. 남자들이 마사지 받으러 가서 과외로 활동 (?)을 하고 오듯이...
오늘 퇴근 후 마사지나 받으러 가볼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