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빈이를 처음 만난 것은 종로의 한 술집에서였다.
가을쯤의 금요일이었을 거다.
친구와 종로에서 만나 둘이서 술을 먹었다. 많은 손님들 가운데에서도 내 맞은편 자리에서 두 명의 여자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근데 자꾸 그쪽 테이블들의 여자와 눈이 마주친다. 꽤 어두운 곳이었기에 얼굴은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이쪽을 바라본다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촉이 왔다. 합석이다.
합석을 하고 보니 한 명은 무척 예뻤고, 한 명은 평범했다. 다행이 친구 녀석은 여자친구가 있어서 내가 예쁜 애와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
나와 파트너가 된 애는 옅은 갈색으로 염색한 긴 머리에, 여우같은 눈매임에도 짙은 아이라인을 그려 더욱 섹시해 보였으며 특히 몸매가 대박이었다. 척 봐도 꽤 크리라 짐작되는 가슴과 잘록한 허리라인, 또 그에 명확히 대비되는 탄력 있는 힙라인과 허벅지. 내가 딱 좋아하는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이었다.
이 애가 바로 세빈이었다.
세빈이는 나보다 세 살이 어린 스물네 살이었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쉬는 중이라고 했다.
딱이다.
이 애는 딱 내가 찾던 여자이다.
그날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날은 그녀와 모텔로 향할 수가 없었다.
그저 세빈이의 연락처를 받은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세빈이에게서 다시 연락이 온 것은 며칠도 아닌 바로 다음 날이었다. 다음 날이 토요일이었기에 심심하다며 만나자고 연락이 온 것이다.
다음 날 만난 그녀의 모습은 어제와는 180도가 달라져 있었다. 어젠 몸에 착 달라붙고 스타킹 밴드가 보일 정도로 짧은 원피스를 입었던 그녀가 오늘은 평범한 캐주얼 투피스를 입고 온 것이 아닌가. 게다가 화장도 어제처럼 진한 것이 아니라 옅게 해서 섹시하기보다는 귀엽다는 느낌이 강했다.
아, 난 조금 실망을 했다. 물론 세빈이의 그런 모습도 예뻤지만 내심 어제처럼 섹시한 모습으로 나오기를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그녀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내가 생각하던 여자애가 아닐 거란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다만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카톡을 하는 것으로 보아 지인들은 꽤 많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날은 세빈이와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우리는 자연스럽게 모텔로 향했다. 모텔에 들어가서 키스를 하는데 세빈이는 무척이나 얌전하고 소극적이었다.
나의 손길은 자연스럽게 세빈이의 가슴으로 향했다. 처음만진 세빈이의 가슴은 무척이나 탱글탱글하면서 손에 꽉 차는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세빈이의 손이 나의 손을 살짝 잡았지만 거부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천천히 세빈이의 가슴을 주무르던 나의 손은 이윽고 그녀의 아래쪽으로 향했다.
“하악….”
치마 안쪽으로 들어가기만 하고 정작 중요한 곳엔 닿지도 않았는데 키스를 하던 그녀의 입에서 뜨거운 숨결이 토해졌다.
나의 손이 이윽고 세빈이의 팬티 부분에 닿았다.
…젖어 있었다.
아마 흥건하게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그녀의 젖은 팬티를 어루만지다가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물이 엄청나게 많은 그녀였다.
세빈이의 보지에 나의 손가락이 닿자 그야말로 저절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하응-!”
키스를 하던 세빈이가 나에게서 입을 떼며 목덜미를 꽉 끌어안았다.
난 손가락 두 개를 넣어 빠르게 세빈이의 보지를 자극시켜주었다.
“하윽, 하윽, 하응-!”
나에게 매달린 세빈이의 입에서 거의 흐느끼는 듯한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한참을 그렇게 그녀의 보지를 자극시켜주자 몸이 바르르 떨리더니 이내 축 늘어져 뜨거운 숨만 몰아쉬었다.
세빈이의 옷을 다 벗긴 뒤 나도 옷을 다 벗었는데 그녀가 멀뚱하게 있다. 으레 나의 자지를 빨아 주리라 생각했는데 별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내가 직접 세빈이의 입에 자지를 갖다 대었다. 그러자 조심스럽게 눈을 감고 자지를 빠는 그녀.
…엄청 서툴다.
뭐지? 진짜 숙맥인 건가?
답답해진 나는 세빈이가 빨던 걸 멈추게 하고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녀의 탄력 있는 허벅지를 벌리고 보지에 나의 자지를 문질렀다. 근데 위에서 아래로 살짝 문질렀는데 정말 보지가 갈라지는 느낌도 없이 쑤욱하고 들어가 버리는 게 아닌가? 마치 처음부터 열려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나의 자지가 굵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가느다란 편도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한 여자들 중에서도 이렇게 일말의 저항감도 없이 쉽게 들어가는 여자는 본 적이 없었다.
난 여성전문가가 아니기에 구조가 다른가보다 하고 넘어가고 섹스에 집중했다.
세빈이는 나의 아래에 깔려서 베게로 얼굴을 가리고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고 있었다.
“하음, 하음….”
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는 도중에 그녀가 무언갈 참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바로 그녀의 허리 움직임이었다. 나의 허리움직임에 맞춰 움찔거리며 움직이려다가 자꾸 멈추는 모습. 섹스에 서툴러서 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일부러 자제하고 있다는 듯한 생각도 들었다.
세빈이를 엎드리게 해서도 하고, 위로 올라가게 해서도 했지만 그녀는 소극적으로 신음소리를 참을 뿐 특별난 행동은 전혀 취하질 않았다. 다만 확실한 건 그녀에게서 흐르는 물의 양은 정말 어마어마했다는 것이었다.
이윽고 내가 사정할 때가 돼서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안에 싸도 돼?”
그러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난 세빈이의 허락이 떨어지자 자지를 깊숙이 박고 울컥거리며 사정했다.
그날 세 번의 관계를 가지고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만나서 관계를 가졌다.
그때마다 세빈이는 소극적이었다.
난 그런 점에선 아쉬웠지만 그녀에게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사귀자고 했고, 세빈이는 활짝 웃는 미소로 답해주었다.
우리의 연애는 평범했다. 데이트하고 섹스하고…. 섹스도 지극히 일반적이었다.
여자친구도 혼자 살고, 나도 혼자 살기에 서로의 집에서 알콩달콩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나의 성욕은 쉽사리 채워지질 않았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관계를 하는 것만으로도 좋긴 했지만 발끝까지 짜릿한 쾌락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세빈에게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다. 자칫 잘못하여 사랑하는 세빈이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빈이는 나와 있으면서도 유달리 카톡을 많이 했다. 여자친구에게 간섭을 안하는 나로서도 꽤 궁금할 정도였기에 물어본 적이 있었다.
“누구랑 그렇게 카톡을 하냐?”
“응 그냥 친구들이랑 하는 거지 뭐.”
어떤 남자들은 여자친구의 핸드폰을 보여 달라고 하면서 싸우겠지만 난 그런 찌질한 짓은 싫어하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렇게 세빈이와 사귀면서 3개월 정도가 흘렀다. 초반엔 세빈이는 항상 나와 붙어 다녔다. 친구들을 만나는 일도 없었고, 일을 그만두고 노는 시기였기에 더욱더 많은 시간을 나와 함께 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고 처음으로 세빈이가 친구를 만난다는 말을 했다. 이런 경험이 없었기에 궁금해졌다.
“친구? 누구?”
“오빠는 모르지. 중학교 동창인데.”
“여자애?”
“응.”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세빈이를 보니 뭐 그렇다고 하고 넘어갔다. 그렇게 금요일 밤에 세빈이가 친구랑 만나게 되었고 난 집에서 홀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그러다 시계를 보니 1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여자친구에게서 온 카톡은 10시 쯤 술집을 한 번 옮겼다는 메시지뿐이었다. 1시가 되어가니 남자친구로서 걱정이 되었다. 여자친구가 신상에 문제가 생기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드는 걱정이었다.
전화를 걸어보니 한참의 신호음이 울리다 겨우 세빈이가 받았다.
“여보세요?”
[응? 오빠! 왜?]
“뭐해? 술 마셔?”
[응. 아직 술 마시고 있어.]
“아아….”
근데 왜였을까?
술집이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을까? 금요일밤의 술집이 음악소리는 물론이고 주변사람들의 이야기조차 들리지 않는다. 마치 세빈이가 모두를 조용히 시킨 것처럼 말이다.
여자애랑 둘이 마시는데 조용한 바에 간 것도 아닐 테고 술집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다.
“그래 알았어. 오빤 잘 테니까. 적당히 마시고 들어가.”
[응. 알았어. 나 조심해서 들어갈 테니까. 오빠도 내 걱정하지 말고 푹 잘자? 알았지?]
“그래.”
전화를 끊었다.
우선 설명해둘 게 있는데 난 기본적으로 여자친구를 의심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여자친구가 하고 싶은 대로 놔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의심이라는 단어가 성립할 수가 없다. 여자애들끼리 2박 3일로 해운대를 놀러간다고 해도 오케이. 나이트, 클럽을 간다고 해도 오케이. 남자애랑 술 마신다고 해도 오케이.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지만 원나잇을 하고 온다고 해도 난 오케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연애관은 연애는 간섭도 구속도 아니고 서로에게 플러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다음 날 세빈이에게 전화를 하고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다. 아직도 잤는지 부스스한 모습으로 날 맞이하는 그녀.
“웅…. 오빠 왔어?”
귀여운 잠옷을 입은 그녀가 날 반기고는 다시 침대에 풀썩 엎드린다.
“아직도 졸려?”
“웅. 어제 늦게 들어왔어.”
“많이 마셨나보네?”
“아냐 조금밖에 안마셨어. 히히. 오빠 걱정하잖아.”
“그래. 피곤할 텐데 조금 더 자.”
“응.”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빈이는 엎드린 채로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할 게 없어진 나는 침대에 기대어 텔레비전을 시청하기로 했다. 그때 침대 옆에 놓인 휴지통이 눈에 들어왔다.
어라….
난 목요일도 그녀의 집에서 있었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녀는 금요일 날 밖에서 친구를 만나고 집에 오늘 새벽이 되어서야 왔다.
그리고 토요일 오늘….
비어 있던 휴지통에 하루 사이에 휴지 뭉치가 꽉 들어 차 있었다.
그동안 여자친구의 집을 뒤지는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이 휴지통만은 봐야했다. 저 부자연스럽게 구겨진 휴지뭉치를 꼭 확인해야만 할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세빈이를 봤다. 고개를 돌리고 잠들어 있었다. 난 휴지통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뻗어 휴지뭉치 하나를 꺼내들었다. 무언가를 닦은 듯한 흔적이 있지만 그 흔적이 분명치 않은 휴지뭉치….
뭐지….
머릿속에서 혼란이 일어났다.
당장 깨워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확실한 물증도 없을뿐더러 내가 의심하고 다그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겨우 참을 수 있었다.
그 후 여자친구는 친구를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친구를 만났다. 그러나 세빈이의 행동이 변하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나와의 섹스는 여전히 수줍었고, 날 사랑하는 것도 변함이 없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세빈이도 약속이 잡히고, 나도 다른 약속이 잡힌 날이 있었다. 세빈이는 평소대로 친구를 만난다고 했고, 난 진호 형을 만나기로 했다. 진호 형은 인터넷 동호회에서 알게 된 형인데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의 네토라레 성향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난 설령 창녀라 할지라도 마음이 맞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불알친구들에게는 나의 이런 성향을 알리지 않았다. 내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나와 여자친구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커플로 비쳐줬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호 형은 달랐다. 평생 보면 평생 볼 수도 있는 사람이겠지만 일적으로나 사적으로 엮이지 않은 사람이기에 나의 이런 성향을 낱낱이 말해줬던 것이다. 그래서 진호 형은 내 여자친구들 사진을 볼 때 마다 항상 먹게 해달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할 만한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었기에 여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진호 형은 날 보자마자 여자친구가 생긴 것에 대해 물었다. 카톡 사진을 본 모양이다.
“어떤 애냐?”
진호 형은 역시 자신이 먹을 수 있는지 없는 지가 궁금한 모양이었다.
“그냥 평범한 애야.”
“에이…. 또? 근데 왜 사겨. 넌 그런 애 안 좋아하잖아.”
“하하. 그건 아니지. 내 여자친구가 야하면 더 좋지만 아니어도 충분히 사랑하고 잘 사귈 수 있거든.”
“짜식이 멋있는 척은….”
그렇게 진호 형이랑 한 시간 정도 술을 마셨을까? 갑자기 세빈이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응. 오빠 어디야?]
“나도 밖에 나왔지.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오늘 만나기로 한 친구가 갑자기 못 나온다네. 나 그냥 들어가기도 뭐해서 오빠한테 전화해봤어.]
“그래?”
세빈이의 말투를 보아하니 나도 그곳에 끼고 싶다는 신호를 팍팍 보내고 있었다.
“그럼 너도 여기 올래?”
[진짜? 그래도 돼?]
“응.”
[그럼 오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이따가 우리 집에서 자고 가자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러나 세빈이는 전화를 끊지 않고 무언가를 더 말하려는 듯 주저거렸다.
“왜?”
[아니…. 나 오늘 옷차림이 좀 그런데. 나 친구들 만날 때는 그때 오빠 처음 봤을 때처럼 그렇게 입거든.]
세빈이를 처음 만난 날을 떠올렸다. 몸에 착 달라붙고 스타킹 밴드가 보일 정도로 짧았던 와인색의 원피스…. 세빈이의 육감적인 몸매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던 끝내주는 옷이 아니었던가.
“아 그래? 왜 예쁜데. 난 좋아.”
[진짜? 오빠 이런 옷 좋아해?]
“응. 왜?”
[아니 그래도 오빠만 있으면 괜찮은데 오빠 아는 형도 있다며. 남들 앞에서 좀 그렇지 않을까?]
왜인지 순간 묘한 기분이 들어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대답했다.
“응. 괜찮아. 뭐 어때 울 세빈이 예쁘면 나야 좋지.”
그러자 세빈이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도 확실하게 전해질 정도로 밝아진다.
[아 진짜? 알았어. 그럼 나도 그리로 갈게.]
“그래.”
그렇게 전화를 끊고 진호 형에게도 사정을 설명하자 흔쾌히 오라한다.
우리끼리 어느 정도 술을 마시고 있자 잠시 후 세빈이가 도착했다.
“오빠!”
헉….
세빈이는 변해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처음 만났던 날 그때로 돌아가 있었다.
짙은 아이라인과 붉은 입술. 그리고 검은색 코트 사이로 보이는 짧디 짧은 투톤 원피스와 살짝 비치는 검은색의 스타킹. 게다가 원피스의 가슴 부분은 랩스타일로 돼있었는데 가슴부분이 깊이 파여서 가슴골이 깊숙이 드러나 있었다.
세빈이가 내 옆에 앉으며 진호형에게도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태욱 오빠 여자친구 유세빈입니다.”
“아 예. 안녕하세요. 전 김진호라고 해요.”
노골적으로 진호 형의 눈길이 세빈이의 가슴골에 박힌다. 누가 봐도 알정도인데 세빈이는 별로 상관안하는 눈치다.
진호 형이 말했다.
“여긴 더운데 코트 벗으세요.”
“아 그럴까요?”
세빈이가 코트를 벗자 타이트하게 밀착 된 원피스의 위력이 더욱더 드러난다. 세빈이가 코트를 벗자 진호 형의 눈이 쉼없이 그녀의 몸을 훑어댔다.
“아 오빠 나 잠깐 화장실 좀.”
세빈이가 화장실로 향했다. 뒷모습을 보니 스타킹의 밴드부분은 기본이요, 거의 엉덩이 라인이 보이고 있었다.
세빈이가 화장실로 가자 진호 형이 나를 보며 급박하게 말했다.
“야 너 나한테 거짓말 한 거지?”
“아냐 나도 놀랐어.”
“야 저렇게 입고 다니는데 그냥 평범한 애라고?”
“뭐 옷차림이랑 그런 건 별개지 않나?”
그러자 진호 형이 답답하다는 듯 나를 타박했다.
“야 그게 아니지. 척보면 모르냐. 아무튼 만약 그런 애면 나 먹어도 되냐?”
여자친구를 향한 그런 성희롱을 들으면 주먹부터 나가는 게 일반적이지 아닐까? 그러나 특이한 내 성적취향 탓에 남들과는 다른 대답이 나왔다.
“몰라. 상황 봐서.”
잠시 후 세빈이가 돌아오고 술자리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