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의 부분부분들을 어둠이 삼켜가고 있을무렵, 한가한 초저녁에 그리 반갑지 않은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부모님께 그렇게 큰소리 쳐놓고 이제와서 고작 밀린월세값 50 만원때문에 사나이 지정호.. 꼴이 참 말이 아니구나.." 한숨뒤에 이어지는 그의 말을 듣자하니 월세값이 밀린 모양이다. 정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안? 대학을 가기보다는 좀더 자신만의 화려한 인생을 추구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집을 뛰쳐나왔다. .....라는 말은 친구들이 왜 집을 나왔냐 라고 물으면 지딴에는 멋있는줄 알고 써먹는말이고, 사실은 대학을 갔으면 좋겠다는부모의 바램과 돈도 넉넉히 많이 주겠다는 물질적 권유에도 말을 듣지 않자 그의 아버지가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버럭화를 내며 "차라리 그럼 대학가기도 시르면 밖에 따로 나가살어라, 필요도 없으니,
그리고 나갈때는 다신 들어올 생각하지말어!!" 라고 내뱉은 말에 자존심이 상해 충동적으로 집을 뛰쳐 나왔다. 막상 나오고 난후 친구들에게 화려하고 멋진 인생을 살려고 나왔다고 큰소리 뻥뻥쳤으니 잘곳이 없어도 친구집에가서 자긴 뭐했다. 결국 그가 택한곳은 싼 월세방이고, 생전 일한번 해본적 없는 그는 결국 요리조리 주인아줌마한테 거짓말을 해가며 두달동안이나 월세를 안내고 여지껏 지내온 것이다. 하지만 매일밤 주인아줌마 께서 어서 밀린월세값을 내라고 성화를 치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정호였다. 아니나 다를까 고요하던 문밖에선 요란스런 슬리퍼 끄는 소리가 정호의 방문앞까지 오더니만 끄는 소리는 멈추고 그대신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철컥,철컥. 이봐 학생~! 안에 있는거 맞지?아까 들어오는거 소리 다 들었어.
왜문은 잠그고 난리야? 할얘기 있으니까 얼른 문열어봐." "역시 오늘도 집주인 아줌마탱이가 돈을 받으러 온모양이군..쩝" "예, 아줌마, 오셨어요?" 애써 밝게 웃으며 마중을 하는 그의 모습에 주인집 아주머니는 냉정하게 말을 내뱉는다. "어이 학생, 자꾸 아줌마 아줌마 그렇는데 나 아줌마 소리 아주 듣기 시러하거든? 매번 말해도 못알아듣네, 정말.. 글구 이렇게 이쁜 아줌마 봤어? 응?" "죄송해요..애가 있는거 같아서..." "애가 있건말건 나 아줌마 소리듣기시러하니까 하지마!" 음..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아주머니 목소리는 너무 앙칼지고 싸가지가 없는거 같았다. 얼굴이 이쁜 반면에 성격은 아주 악질인듯 하다. "예..않할께요." "그나저나 학생 오늘이 두달넘어서고 몇일이 또 지났는줄은 알지? 돈은 언제줄꺼야?" "내일..." "뭐가 또 내일이야 이사람아!! 내일 내일 그런지가 벌써 몇번째야? 하루이틀 그렇다 갚으면 나도 말을 않해, 당체 돈갚을 기미가 보여야 그런말도 들어주는거지. 어째서 맨날 빈둥거리기만 하고 학생 학교도 안다니는거 같고 ,
그럼 그 좀 생긴얼굴로 술집이나 나가서 돈을 벌어 방값을 갚던.." "아줌마!! 말씀이 좀 심하네요?" "뭐.뭐가 심하다는 거야? 내말이 틀린거 있어? 그리고 소리는 누가질를 상황인데 학생이 지르는거야?" "내일 꼭 갚을테니까 가서 기다리세요 좀." "필요없어. 여기 도장찍어." "예? 갑자기 무슨...?" "이러쿵저러쿵..." 집주인 아주머니와 정호가 방값밀린것에 대해 다툼이 오가기를 20분후.... "알겠지 학생? 내일까지 돈 않갚으면 여기에 써있는대로 당신 신고해버리고 부모님께 말해서 두배로 방값받을테니까 알아서해!! 쾅!!" 집주인 아주머니는 할말을 마치자 마자 문을 쾅! 하고 닫으며 나가버렸다. 정호는 각서에 도장을 마지못해 찍고난후,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고..
마침내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기로 한다. "뚜르르르...뚜르르르..." "여보세요? xx식당입니다." "엄마..난데..정호.." "응?! 정호니?! 너지금 어디야!!" "아..조용좀해바바..엄마 나 잘지내고..." "아이구~ 정호야~!! 잘지내고 말고간에 어디야 지금 엄마가 데리러 갈께!!" "아..엄마..잘지낸다니까..부탁이 있어서 전화했어.." "응?부탁? 부탁은 나중에하고 어디니 지금,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