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해외출장으로 그가 없을 것을 알면서도
한마디로 필이 꼿힌 상태였던 나는
여전히 세이클럽을 헤메고 있었다.
[가식없는 대화]란 방제의 대화방에서
초대장이 날아오길래
무심코 그냥 클릭을 해서 들어가 보았다.
구멍마다 꽉 채워져
씹물을 울컥울컥 토하던 때에
내 대뇌를 지배하던
짜릿한 감각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아서 인지
무언가 여자로서의 자신감이 충만했다 할까?
들어가 인사를 하니
남자 4명과 여자 2명이 농담따먹기를 하고 있다.
하긴 나도 경제를 걱정하고 정치를 비판하러
여기에 접속하진 않았지만... ㅋㅋ
아주 노골적으로 성상담소를 방불케하는
죄다 형이하학적인 예기들…..
성적인 농담에
실없는 우스개 소리에...
한참 타발을 날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이름이 새로 들어온다.
[동굴탐험가]……
전에 지금 그 사람하고 같이
채팅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도 내가 반갑단다.
왜 이리 안보이냐고?
채팅에서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알던 사람만난 게 고향사람 만난 듯이 반갑단다.
7명이 이말 저말 해대니
글자가 올라가는 속도에
입력하면서 다 읽어보기도 힘겹다.
무슨 학교때 미팅도 아닌데
쪽지가 날아온다….
나가서 일대일대화 하잔다.
정신산란하다고……..
나도 그방에 계속있는 게 슬슬 짜증나고 있던 참에
마침 잘됐다 싶었다.
그때 대화이후로 날 친구로 등록하고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다나?
채팅에서 나처럼 장신의 쭉쭉빵빵을 만나는 건
하늘에서 별을 따는 거란다.
자기도 나름대로 만능스포츠맨이고
골프가 싱글이란다.
자기키가 큰편이라
여자도 키부터 우선 물어본단다.
서로 운동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
피차 힘(?)께나 쓰기 때문에
나하고 자기는 찰떡궁합일거라나?
어휴…. 사내놈들이란
어쩜 그리 똑같냐?
속으로 ‘나도 이젠 센시티브한 여자다 임마’ 되뇌이면서
그가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도 스스로조차 모르는 사이에 변하고 있었는지
남자들하고 친숙해지는데 시간이 덜 걸리고
내가 생각해도 대담하게 맞받아친다.
그날로 통화도 하고 말장난을 치다보니
어느새 번개미팅을 하기로 하게 되었다.
물론 품위를 잃지는 않았다.
내가 선택의 칼자루를 쥐고 만나기로 했다.
그가 폭탄이라면 바로 돌아서서 온다고 말해도
자기는 정말 자신있단다.
보고 맘에 안들면 가도 좋단다.
남편이랑
지지난 주말에 잠깐 살을 섞인 했어도
술냄새 풀풀 풍기면서
애무도 제대로 않해주고는
어설픈 발기로 지혼자 삽질하다가
몸한번 부르르 떨고 마는
않하니만 못한 섹스로 내가 느낀 건
짜증뿐이다.
정말 비참한 일이지만
경제적인 이유와 아이만 아니라면
지금 남편과는 결혼상태를 유지하는데
연연하진 않을 것 같았다.
사실 그가 일본으로 출장간 이후 5일동안
그와 했던 섹스생각을 안했다면
새빨간 거짓말이다.
오히려 그 방면으로는 생각을 안할려고 하면 할수록
더 강렬히 떠오르곤 했다.
그를 만날 때처럼 첨이 아니라 그런지
이 [동굴탐험가]라는 사람에게는
경계심도 덜해지고
별로 떨리지도 않았다.
어젯밤에 서로 폰섹비슷한 대화를 나눈게
좀 쪽팔리기는 한데.....
쪽팔리다면 뭐
피차일반아닌가 생각했다.
그래도 서울서 부평까지 온성의가 어딘가?
암튼 의지의 한국인일세…ㅎㅎ
지역구에서 얼굴팔릴 수는 없어
나도 송내역에서 전철타고 부평역까지
시경계를 건넜다.
롯데리아 내부를 들여다 보니
동네고딩들만 죄다 풀렸네…..
30대 후반의 키다리 남자는
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그래도 조심하는데 나쁠건 없을거 같아
발신자 표시가 안되게 복잡한 버튼조작을 해서
핸드폰을 걸었다.
신호음 한번…..
그가 단번에 받는다
‘여보세요’
근대 어케 된거야?
어라? 전화받는 사람이 안보이네.
“얍!!! 에비….”